이야기의 발단은 이렇다. 평소에 랩에서 쓰는 윈도우즈 데스크탑에 Filezilla FTP server를 실행해 놓고, 바깥에서 데스크탑과 자료를 교환해야 할 때 요긴하게 쓰곤 했다. (물론 하드에 들어 있는 각종 미디어 파일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서빙하기 위해서도 사용한다.) 그런데 지난주 서울 출장 때 랩에 있는 데스크탑 FTP 서버에 접속을 하려니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상하다 예전에는 잘 됐는데... 그러다가 학교내 IP로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를 위해서 데스크탑으로 원격 접속을 할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시스템 트레이에 있는 알림창이 보였다. Filezilla server가 네트웍 연결을 요청하고 있는데 수락하겠는지를 묻는 창이었다. 나는 분명 윈도우즈의 방화벽 설정에서 FTP 포트와 Filezilla server 프로그램을 허용하도록 등록했었다. 그래서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하고 보고 있자니 이 알림창이 윈도우즈 방화벽이 아니라 Ahnlab online security(AOS)에서 띄운 것이었다. "뭐야 젠장..." 이놈의 엉뚱한 방화벽 프로그램이 도대체 왜 실행된 거지...
본래 이 프로그램이 인터넷 뱅킹 같이 activeX로 제멋대로 프로그램을 깔도록 내버려둬야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일부 거지 같은 사이트 때문에 설치된 것인데, 경험상 해당 사이트에서 접속을 하면 실행되고 접속을 종료하면 이 프로그램도 종료되곤 했었다. 그런데 어찌된 것인지 이번에는 계속 실행되고 있는 것이다. internet explorer의 프로세스를 찾아서 죽이려고 해도 작업 관리자에는 뜨지 않으니 internet explorer가 종료되지 않아서 이 놈의 AOS가 계속 살아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면 이 녀석의 프로세스를 직접 죽여야 하겠군...하고 생각했는데 작업 관리자를 아무리 잘 들여다 봐도 어느 녀석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다시 생각하기를, 프로그램을 삭제하면 이 반갑지 않은 방화벽 프로그램도 자동으로 중지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프로그램 추가제거목록을 열었다.
어라... 그런데 여기에서 삭제를 하려고 하면 프로그램이 실행중이므로 먼저 종료하라면서 삭제 작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뭐 이런... 그래서 다시 작업 관리자를 열어서 프로세스 목록을 봤지만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짜증이 났다. 구글신께 도움을 받아보려고 "ahnlab online security 삭제" 같은 것을 검색해 봤지만 삭제 방법 같은 것이 나오지 않는다. 한참을 헤맸다... 그런데 구글 검색 결과를 하나씩 눌러보다가 우연히 이런 걸 발견했다.
가만 보니 ahnlab online security라는 프로그램의 정체는 결국 저 my firewall이라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폴더를 뒤져보면 이런 게 나온다.
찾았다. 이 놈을 죽여야 하는군. 작업 관리자를 다시 연다.
있다. 클릭하고 죽인다. 어차피 언젠가는 또 인터넷 뱅킹 때문에 다시 깔리겠지만 일단은 괘씸하니 확실히 보내기 위해서 프로그램을 삭제한다. 난 저 안랩의 프로그램들이 마음에 안 든다.
생각해 보니 쫌 어이 없도, 재미도 감동도 없는 삽질기다. 그래도 저 my firewall이라는 놈하고 ahnlab online security라는 놈의 연관관계를 몰라서 한참을 헤맸으니 여기 기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