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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2 :: emacs -.-;

그동안 vim하고만 친했었는지라 emacs와도 한번 알고 지내고 싶었는데, 대략 한시간 만에 포기.

이유는 폰트 -.-;

요즘 세상이라는 게, 기능이야 어쨌든 뭐든지 일단 보기가 좋아야 하는데, emacs 쪽은 gvim 같은 쪽과는 다르게 폰트 설정하는 것이 뭔가가 상당히 복잡하고 사람들도 불평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예전에 윈도우즈에서 emacs에서 돌아가는 무슨 소프트웨어(이름 까먹음)를 돌릴 때는 이렇게 눈을 괴롭히지 않았던 것 같은데... 하긴 윈도우즈야 모든 사람들이 거의 같은 설정을 쓰는 데다가 한글 폰트 같은 경우는 "한글 폰트 = 굴림" 같은 식이었으니 폰트 문제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일단 심심해서 죽을 지경이 되지 않는 한 emacs와는 계속 소원한 상태로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녕 ema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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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DNet Korea에 올라온 이 기사에 따르면 디웨이브(D-Wave)라는 기업에서 이달 12일에 최초의 실용화된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의 동작을 시연한다고(했다고^^) 한다. 디웨이브의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13일에 시연했다고 나온다.

우와~~! 상용 양자 컴퓨터라니! 내 전공인 암호학은 이제 끝장이란 말인가? ㅠ.ㅠ

근데 ZDNet의 기사를 좀 더 읽어내려가면 이 회사의 양자 컴퓨터가 과연 믿을 수 있는 물건인지 의심이 부쩍 생긴다. 이 회사는 16-qubit 짜리 양자 컴퓨터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기사에 나오는 인터뷰 중에 보면 이게 16-qubit이 아니라 그냥 16-bit 컴퓨터였을 거라고 의심하는 말도 나온다. 나야 직접 보질 못했으니 알 수가 없지만.

학회를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양자 컴퓨터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몇몇 눈에 띈다. 그리고 양자 컴퓨터가 나오면 암호학은 걍 끝장이기 때문에, 양자 컴퓨터가 나와도 쓸 수 있는 양자 암호(Quantum Cryptography)를 연구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디렉의 이름과 양자역학의 무시무시한 할아버지들 이름이 자주 언급되고 생소한 기호와 수식들이 난무하는 이 분야가 꽤 재미 있게는 보이지만, 과연 현실적으로도 의미를 갖는가는 의문이다. 평행우주를 구현하다니.

내가 그 분야를 공부하지 않았으니 나의 다음 의문이 영 쓸데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가장 근본적인 부분에 의문이 든다:
양자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정보의 단위는 bit(0또는 1의 값을 가짐)이 아닌 qubit(이론적으로는 무한개의 값을 가짐)이다. 이 qubit이 저장하는 정보의 단위가 거의 무한대이기 때문에 이 qubit을 처리할 수 있는 quantum gate(현대 논리회로에서의 logic gate에 해당)만 있으면 무한대의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양자 컴퓨팅의 근거이다. 그래... 처리라. 실제로 저런 quantum gate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무한대의 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평행우주라는 SF적인 개념에 친숙하지 않은가. (영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컵을 바닥에 던지면 아주 높은 확률(99.999999999% 정도?^^)로 깨질 것이다. 컵이 이미 깨진 것을 기정사실이라고 하면, 그 후에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실제로는 이것보다 더 낮을 테지만 0만 잔뜩 쓰면 보기 흉하니까^^)의 확률로 이 컵은 다시 원상 복구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확률이 너무 낮으니 우리는 컵이 깨진 것을 돌이킬 수 없고 결국은 뽄드를 찾거나 새 컵을 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실제로 양자역학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우와!
이것을 좀더 관찰하기 쉬운 것에 적용하는 것이 결국은 양자 컴퓨팅의 핵심이다.

그러면 이제 아주 단순한 형태의 qubit(dubit이라 부르자. 두가지 값을 동시에 갖는 bit.)을 생각하자. 이 dubit은 확률 50%로 0이고 확률 50%로 1의 값을 가진다. dubit 두 개를 논리 합(OR)한다. 그러면 우리는 각각 확률 25%로 0 or 0, 0 or 1, 1 or 0, 1 or 1의 계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그러면 확률 25%로 0이고 확률 75%로 1의 값을 갖는 dubit이 출력될 것이다. 어라? 이게 뭐야. 계산은 수행했지만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고작 확률 25%로 0이고 확률 75%로 1의 값을 갖는 dubit일 뿐이다.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서 인수분해문제(Integer Factorization Problem, 많은 암호 시스템들이 이 문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가정을 한다.)를 풀 때는 대충 이런 식이다. 인수의 후보가 되는 여러 가지 값들을 동시에 갖는 qubit의 array를 만든다. 32-bit integer를 인수분해한다면 16 개의 dubit으로 array를 만들면 될 것이다. 이 16-dubit integer는 0부터 32767까지의 값을 각각 1/32768의 확률로 갖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32768개의 숫자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입력으로 들어온 32-bit integer를 이 16-budit integer로 나눠본다. 그 중에 나눠 떨어지는 수가 있으면 그게 입력 32-bit integer의 인수가 된다. 자... 문제가 풀렸나? 풀긴 풀었다. 대충 1/32768의 확률로 문제를 풀었다. 엥?
그럼 이게 위에서 0.00000000000000000001%의 확률로 원상복구되는 컵과 뭐가 다른 거지?
결국은 답을 얻었다고 해도 그것들이 수많은 garbage들 사이에 묻혀 있어서, 원하는 답을 "정말로" 찾으려면 또 다시 그 garbage들을 뒤져야 할 것이라는 거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이 의미 있는 정보를 가려내는 일이다. 요즘 인터넷도 그러하지 않던가.
정보는 넘쳐나고 지금도 수없이 많은 정보들이 처리되고 배달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 정작 나에게 필요한, 또는 쓸모 있는 정보를 찾는 데에는 그 만큼 더 많은 노력(일)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 말이다. 양자 컴퓨터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런 기초적인 질문에 먼저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양자 컴퓨터가 뭐에요?" 하고 물으면 수식부터 내 놓을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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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가 그저껜가 TV에서 "마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그 중에서 재미 있는 내용이 있었다. 다큐멘터리의 원래 주제인 "마음"에
관한 것은 아니고, 뇌에 연결한 장치를 통해서 컴퓨터의 마우스 포인터를
움직이는 어떤 시스템이었다. 사람의 뇌에서 나오는 뇌파가 생각보다
단순하여 해독하기에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마우스 포인터를 움직이는
것과 같은 2차원적인 정보를 뇌파를 통해서 내보내고 컴퓨터의 인터페이스가
그것을 큰 오류 없이 해독해 내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사람과 컴퓨터 자체에
모두 훈련과 시행착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 TV 프로그램을 봤을 당시는 그냥 "재미 있군" 정도였는데 토요일 저녁에
다시 그 생각이 났다. 노트북을 가지고 일을 하던 도중에 사람의 손을 직접 움직여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이 참으로 원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에서 봤던 방식으로 생각만으로 마우스를 움직인다면,
또는 그와 유사하게 어떤 포인팅을 해낼 수 있다면 아주 빠른 정보의 전달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눈을 잠시 움직여 바라보는 정도만으로, 또는
그저 생각하는 것만으로 화면에 떠 있는 여러 윈도우 중에서 하나로 포커스를
옮길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요즈음의 컴퓨터에는 사람과의 인터페이스로 고작해야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
정도밖에 없게 되는데 이건 아무래도 너무 느리다. 키보드가 비교적 빠른 수준의
정보 전달을 가능하게 하지만 이건 아무래도 1차원, 2차원, 혹은 3차원의 연속된
공간에서의 위치를 전달하기에는 불편한 인터페이스이다. 마우스가 2차원 공간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지만 아직까지는 사람의 손으로 직접 움직여 줘야 하니 불편하다.
마우스를 움직이기 위해서 오른손(또는 왼손)을 움직여야 하니 키보드에서는
한손을 떼어야 하는 것이다. 컴퓨터 화면이라는 공간이 어차피 아직은 2차원
공간이니, 그 2차원 공간에서 포인팅과 클릭킹만이라도 양손을 사용하지 않고
가능하게 하면 그야말로 비약적인 속도로 컴퓨터와 인터페이스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그런 게 언제나 상용화될지. 적당한(?) 가격을 주고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의 전자장치 중에서 비교적 재미 있는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는 기계들이라면
아무래도 게임기들이다. PS나 XBOX 같은 콘솔 게임기들과 WII 같은 "쥐는" 콘트롤러를
가진 게임기들이 그것이다. 컴퓨터가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경로가 "화면" 외에
"콘솔"까지 포함하는 것도 가능하고, 3차원 공간에서의 위치 정보(완벽하지는
않지만)를 컴퓨터(게임기)로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도 이런 것들은
아직까지는 사람과 컴퓨터 간에 어떠한 식으로는 물리적인 interaction이 있어야
하니 미래에까지 계속 가지고 가기에는 여전히 원시적인 수단들이다.

SF적인 상상력의 기준으로 바람직한 인터페이스라면 뭐니뭐니해도 사람의 두뇌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의 생각을 기계가 알아
들을 수 있어야 하겠다. 요즈음의 인터페이스는 아직까지는 컴퓨터에 사람을 맞추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사람은 독선적인 존재라서 사람 위에 더 존귀한 존재를 두기
꺼려하는 족속들이니("신"이라는 개념은 잠시 치워두고), 기계와 인터페이스하기 위해서
사람의 일부분을 변형시킨다거나, 또는 사람의 행동 양식을 훈련시킨다는 것은
아무래도 바람직하지가 않다. 여러 에니메이션들과 소설, 영화등을 보면 사람의
손이 기계와 닮아서 키보드와 아주아주 "긴밀하게(^^)" 교감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사실 거부감 드는 면이 있다. 그보다는 눈에 띄지 않는 어떤 채널을 통해서
뇌에 직접 정보를 전달하고, 또 뇌로부터 직접 명령을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SF적으로
"있어 보이는" 정보 전달 방법이다.

그래서 결론이 무엇인고 하니, 이 창에서 저 창으로 포커스를 옮기기 위해서 무수히
alt-tab을 두드리는 것이나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이 너무너무 귀찮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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